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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은 아름다워야 한다”...컬러볼 볼빅의 구원투수

골프를 시작한 지 얼만 안 된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골프 세상은 단색이었다. 흰 공만 쓰였다. 20세기에 컬러 볼이 잠깐 나온 적이 있지만 힘을 쓰지 못하고 흰색에 묻혔다.

볼빅이 골프의 색깔을 바꿨다. 2009년 컬러볼을 들고 나와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컬러 볼이 보편화됐다.

PGA 투어에도, LPGA 투어에도 색깔 볼을 쓰는 선수가 생겼다. 시장 지배자인 타이틀리스트를 비롯한 메이저 브랜드들도 컬러 볼을 만든다.

골프에 색깔은 살았지만, 컬러 혁명의 주역 볼빅은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시장 점유율 30%에 달했던 볼빅은 과도한 마케팅에 자금난을 겪었다.

2017년 두 가지 악재가 동시에 터졌다. 볼빅은 야심 차게 개발한 무광 볼 특허 분쟁에서 패소했고, PGA 투어 선수인 버바 왓슨과의 계약이 깨지면서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다.

볼빅은 골프 클럽은 물론, 배드민턴 라켓 등 다른 스포츠 용품 쪽에도 진출해봤지만 사정은 오히려 나빠졌다.

지난 2년간 코로나 골프 붐으로 용품사들은 활황이었다. 볼빅은 혜택을 못 봤다. 악성 채무 때문에 원재료 등을 납품받지 못했다.

"사모펀드는 낡은 구조 바꾸는 과정"

구원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사모펀드인 TS인베스트먼트가 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전환우선주를 223억원에 인수하면서 볼빅의 1대 주주(지분 55%)가 됐다. 홍승석(57) 전 제닉 부대표가 볼빅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홍 대표는 “볼빅의 컬러볼 브랜드는 아직도 강력하다. 투자하면 다시 올라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문경안 회장이 이룬 컬러 혁명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3년 후 1000억 매출이 목표다. 볼빅의 지난해 매출은 460억원이었다.

사모펀드는 단기간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매출과 이익을 (장부상으로) 불린 후 비싸게 되파는, 다소 차가운 이미지가 있다.

홍 대표는 “TS인베스트먼트의 이번 볼빅 펀드는 만기 8년이라 최소 4~5년은 보고 하는 사업이다.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경영 효율화는 물론 제품의 가치를 충분히 높여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운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골프계에도 M&A가 늘었다. 홍 대표는 "골프가 귀족스포츠에서 대중스포츠로 확장하며, 취미에서 산업으로 변하는 격동기여서 생기는 현상"이라며 “사모펀드의 진입은 낡은 경영시스템을 현대식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비전은 영&프리미엄(young&premium)

홍 대표는 장기신용금고와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솔브레인 저축은행 대표, 제닉 부대표 등을 거쳤다. 영&프리미엄(young&premium)이 비전이다. 젊은 사람만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다는 게 아니라 볼빅을 사용하면 젊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볼빅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저렴한 볼과, 스포츠용품, 마스크도 팔았는데 이를 정리하겠다. 가치를 인정받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구력은 23년이고, 골프 업계는 처음이다. 홍 대표는 “운이 매우 좋은 날 72타를 친 적이 있지만, 평소 80대 중반을 치는 주말 골퍼”라고 했다.

투어 선수가 아니라 아마추어의 눈으로 본다는 생각이다. 홍 대표는 “계약이 파기된 버바 왓슨의 예 등을 보면 세계 최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주 소비자인 아마추어의 시각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본다. 물론 퍼포먼스도 뛰어나지만, 사람들이 좋아하고, 아름다운 골프공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요즘 젊은 층은 흰색보다 개성 있는 컬러볼을 더 선호하며, ‘컬러볼=볼빅’이라는 이미지는 아직도 확고하다는 것이 홍 대표의 생각이다.

홍 대표는 "내기를 하는 등 스코어를 중시하는 사람보다 자연과 골프를 즐기는 분위기가 많아졌다. 골프 옷이 멋져야 하듯, 골프공도 아름다워야 한다. 볼빅 볼은 최고 안료를 쓰고 다양한 컬러를 만든다. 순도가 높아 빛이 예쁘고 같은 무광이라도 더 귀한 티가 난다. 디즈니, 마블 등과 캐릭터 계약을 했는데 그동안 자금난으로 활용을 거의 못했다. 볼빅 컬러볼에 다양한 캐릭터를 입히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잘 맞는 인스트그래머블한 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본은 타이틀리스트 등을 운영하는 아쿠쉬네트와 테일러메이드를 샀다. 한국 브랜드의 가치도 높아졌다. 오토 파워의 샤프트가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탱크, 기어스 등 샤프트 회사들이 선전하고 있다. 골프용품의 SPA를 선언한 하이퍼Q의 평판도 좋다. 골프 IT기업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홍 대표는 “시장은 크지 않지만 한국의 골프 열정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용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 한국이 골프 용품 업계의 주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 시장에서 평가받은 첫 한국 골프용품은 볼빅이었다. 홍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기사원문 : 중앙일보